
요즘 노후에 관한 글을 쓰면서 자주 생각하게 됩니다. 나이가 들수록 우리에게 정말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요? 돈도 있어야 하고 집도 있어야 합니다. 무엇보다 건강해야겠지요.
그런데 최근 ‘고독사’에 관한 자료를 찾아보다가 돈과 건강만큼 중요한 것이 하나 더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내가 아플 때 연락할 수 있는 사람. 며칠 동안 연락이 없으면 나를 찾아줄 사람입니다.
저는 아직 부모님도 계시고 형제들도 있습니다. 그래서 평소에는 ‘누군가와 연결되어 있다는 것’이 얼마나 큰 자산인지 잘 느끼지 못할 때가 있습니다.
그런데 교회에서 어르신들을 만나다 보면 혼자 사시는 분들이 의외로 많습니다. 자녀가 없으신 분도 있고, 가족이 있어도 멀리 떨어져 살거나 자주 연락하지 못하는 분들도 있습니다.
그나마 다행이라는 생각이 드는 것은 이분들이 교회라는 공동체에 연결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교회에는 구역이나 소그룹 모임이 있고, 적어도 일주일에 한 번은 예배를 통해 서로 얼굴을 보게 됩니다.
늘 나오시던 어르신이 보이지 않으면 “오늘 왜 안 오셨지?”, “어디 편찮으신 건 아닐까?” 하고 누군가 한 번쯤 연락해 볼 수 있으니까요.
이번에 고독사 자료를 찾아보면서 이런 작은 관심과 연결이 생각보다 중요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혼자 산다는 것 자체가 반드시 위험한 것은 아닙니다. 중요한 것은 내가 어느 곳엔가 연결되어 있고, 내가 보이지 않을 때 나를 궁금해하고 찾아주는 사람이 있는가 하는 것입니다.
가족이나 친구뿐 아니라 교회, 복지관, 경로당, 지역 모임처럼 정기적으로 사람을 만날 수 있는 곳에 소속되어 있는 것도 사회적 고립을 막는 하나의 연결망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1. 고독사란 단순히 ‘혼자 죽는 것’일까?
고독사를 단순히 ‘혼자 사는 사람이 혼자 죽는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법에서 말하는 고독사는 조금 다릅니다.
「고독사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서는 가족·친척 등 주변 사람들과 단절된 채 사회적으로 고립된 상태로 생활하던 사람이 자살이나 병사 등으로 임종하는 것을 고독사로 정의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단어는 ‘혼자’보다 ‘단절’입니다. 혼자 살아도 매일 자녀와 전화하고, 친구를 만나고, 이웃과 인사하고, 아플 때 연락할 사람이 있다면 사회와 연결되어 있습니다. 결국 고독사 문제의 한가운데에는 ‘관계의 단절’이 있습니다.
2. 고독사 10명 중 6명이 중장년이라고?
저도 처음에는 고독사라고 하면 70~80대 독거노인을 먼저 떠올렸습니다. 그런데 최근 공개된 자료를 보면 조금 다릅니다.
2024년 국내 고독사 사망자는 3,924명. 이 가운데 40~64세 중장년은 2,459명으로 전체의 62.7%를 차지했습니다. 특히 중장년 고독사 사망자의 84.6%가 남성이었습니다.

이 숫자를 보고 나면 고독사를 더 이상 아주 나이 많은 사람에게만 일어나는 일이라고 생각하기 어렵습니다. 40대, 50대, 60대의 문제이기도 합니다.
3. 왜 중장년의 고독사가 많을까?
40~60대는 겉으로 보면 아직 한창 사회생활을 하는 시기입니다. 하지만 이 시기에 퇴직이나 실직, 사업 실패, 경제적인 어려움, 이혼이나 사별, 질병 등이 겹치면 인간관계까지 급격하게 좁아질 수 있습니다.
특히 오랫동안 직장을 중심으로 인간관계를 유지해 왔다면 직장을 그만둔 뒤 관계망이 급격하게 줄어들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노후 준비를 돈으로만 해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연금도 준비하고 저축도 해야 하지만, ‘내가 힘들 때 전화할 사람이 한 명이라도 있는가?’ 이 질문도 노후 준비의 일부가 되어야 하지 않을까요?
4. 어쩌면 노후에 가장 소중한 자산은 ‘한 사람’
친구가 꼭 열 명, 스무 명이어야 하는 것은 아닐 겁니다. 매일 전화하는 자녀 한 명이어도 좋고, 일주일에 한 번 안부를 묻는 형제도 좋습니다.
친구여도 좋고, 이웃이어도 좋고, 교회나 성당에서 정기적으로 얼굴을 보는 사람이어도 좋습니다. “오늘 왜 안 오셨어요?”
“어디 아프세요?” “며칠째 연락이 없어서 전화했어요.”
이 말을 해줄 ‘한 사람’이 있다는 것이 나이가 들수록 얼마나 큰 자산인지 모릅니다. 친구나 가족이 없다면 복지관이나 종교기관, 행정복지센터와 같은 지역사회와 연결되는 것도 하나의 사회적 안전망이 될 수 있습니다.
5. 이미 고립되었다면 혼자 버티지 마세요
2025년 전국 지방자치단체가 발굴한 고독사 위험군은 10만 9,654명, 약 11만 명에 달했습니다. 이제 고독사는 일부 사람만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사회가 함께 살펴봐야 할 문제가 되었습니다.
특히 이미 사람과의 관계가 끊어지고 경제적인 어려움이나 질병까지 겹쳤다면 혼자 버티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도움을 요청하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 아닙니다.
고독사예방법에도 고독사 위험에 노출됐거나 그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되는 국민은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에 도움을 요청할 권리가 있다고 명시되어 있습니다.
6. 고독사·사회적 고립이 걱정된다면 어디에 연락할까?

보건복지상담센터 129는 국번 없이 무료입니다. 일반 상담은 평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이며, 긴급복지지원·복지사 각지대 등 긴급지원 상담은 24시간 가능합니다.
7. 거창한 것보다 작은 연결부터
고독사를 예방한다고 해서 거창한 일을 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혼자 사는 부모님에게 하루 한 번 전화하기. 혼자 사는 형제와 정기적으로 연락하기. 며칠째 보이지 않는 이웃에게 안부 묻기. 오랫동안 연락하지 않았던 친구에게 먼저 밥 한 끼 먹자고 연락하기.
그리고 나 자신도 사람과의 관계를 완전히 끊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나 혼자 해결하면 돼.” 그렇게 계속 버티다 보면
어느 순간 도움을 요청하는 것 자체가 더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고독사의 반대말은 단순히 ‘함께 사는 것’이 아니라 어쩌면 ‘연결되어 사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나이가 들수록 돈만큼 소중한 것이 있습니다.
나를 기억하고 찾아주는 ‘한 사람’ 그리고 정말 힘들 때는 혼자 버티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도움을 요청하는 것도 삶을 지키는 방법이니까요.
[참고자료]
1. 국가법령정보센터
「고독사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2. 보건복지부·보건복지상담센터 129
고독사 예방 및 복지상담 관련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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