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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현금 결제|나고야 아시안게임에서 드러난 ‘현금 사회’

by 한번 더 알아보기 2026. 9. 25.

일본 나고야의 식당가를 배경으로 손바닥 위에 일본 엔화 지폐와 여러 종류의 동전이 크게 보이는 AI이미지
일본 나고야의 식당가를 배경으로 손바닥 위에 일본 엔화 지폐와 여러 종류의 동전이 크게 보이는 AI이미지



요즘 해외여행을 갈 때 예전처럼 많은 현금을 환전해 가는 사람은 많이 줄었습니다. 신용카드나 체크카드 한 장이면 식당부터 쇼핑, 교통까지 해결할 수 있는 나라가 많아졌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일본 여행을 하다 보면 조금 다른 순간을 만나게 됩니다. 저도 일본을 여러 번 여행하면서 큰 쇼핑몰이나 편의점에서는 카드 사용에 별다른 불편이 없었지만, 작은 식당이나 가게에 들어갔다가 현금이 필요한 경우를 종종 경험했습니다.

그래서 일본에 갈 때는 아무리 카드를 주로 사용하더라도 엔화를 조금은 준비하게 됩니다. 그런데 지금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이 열리고 있는 나고야에서도 비슷한 모습이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세계적인 스포츠 행사가 열리는 도시인데도 여전히 현금이 필요한 식당들이 있다는 것입니다. 궁금해서 저도 한번 알아보았습니다.

1. 나고야 아시안게임, 카드 한 장으로 충분하지 않았다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취재를 위해 현지를 찾은 기자가 나고야의 식당들을 직접 이용해 본 경험이 눈길을 끌었습니다. 가나야마역과 히가시베 쓰인 역 주변의 라멘집과 우동집, 일반 음식점 등 10여 곳을 찾아봤는데 카드 결제가 되지 않는 곳이 적지 않았다고 합니다.

특히 식권 자판기를 이용하는 일부 음식점에서는 동전이나 지폐를 넣어야 해 현금이 없으면 주문하기 어려웠습니다. 더 의외인 곳도 있었습니다.

아시안게임 기계체조 경기가 열린 나고야 종합체육관 레인보우홀 안의 식당에서도 식권 발매기가 현금 결제만 가능했다고 합니다.

반면 편의점이나 대형 프랜차이즈, 대형 매장에서는 카드 결제가 비교적 자유롭습니다. 결국 일본에서는 같은 도시 안에서도 어디를 이용하느냐에 따라 결제 방식에 상당한 차이가 있는 셈입니다.

2. 일본 캐시리스 58%, 그런데 왜 현금이 필요할까?


사실 일본도 빠르게 캐시리스 사회로 바뀌고 있습니다. 일본 경제산업성에 따르면 2025년 일본의 캐시리스 결제 비율은 **58.0%**까지 올라갔습니다. 캐시리스 결제금액은 약 162조 7천억 엔에 달했고, 그중 신용카드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한 가지 궁금증이 생깁니다. “캐시리스 결제가 58%라는데 왜 일본에 가면 아직도 현금이 필요할까?” 여기서 58%라는 숫자의 의미를 정확하게 볼 필요가 있습니다.

일본 가게 100곳 가운데 58곳에서 카드가 된다는 뜻이 아닙니다. 전체 소비금액 가운데 신용카드·전자화폐·QR 등의 캐시리스 결제가 차지하는 비율입니다.

백화점이나 대형마트, 호텔, 편의점, 프랜차이즈처럼 결제금액이 큰 곳에서 캐시리스 이용이 늘어나면 전체 비율은 높아질 수 있습니다. 반면 작은 개인 음식점이나 오래된 가게에서는 여전히 현금만 받는 곳이 남아 있을 수 있습니다.

 

3. 일본은 왜 아직도 현금을 많이 사용할까?


일본은 오래전부터 세계적인 전자·기술 강국으로 알려진 나라입니다. 제가 어렸을 때만 해도 소니(Sony), 내셔널(National), 파나소닉(Panasonic) 같은 일본 가전제품은 지금보다 훨씬 특별하게 느껴졌습니다. 당시 일본산 전자제품이라고 하면 품질이 좋고 가격도 비싼 고급 제품이라는 이미지가 강했습니다.

 

소니 워크맨과 카세트테이프, 내셔널 브라운관 TV, 파나소닉 가전제품과 카메라 등 일본 전자제품이미지
소니 워크맨과 카세트테이프, 내셔널 브라운관 TV, 파나소닉 가전제품과 카메라 등 일본 전자제품이미지


저에게도 그런 기억이 있습니다. 어릴 때 일본에 다녀온 할머니가 소니의 작은 휴대용 카세트 같은 전자제품을 사 오시면 그렇게 신기하고 좋았습니다. 당시에는 그런 일본 제품 하나를 가지고 있는 것만으로도 괜히 자랑스럽게 느껴질 정도였습니다.

TV나 오디오, 카세트 같은 가전제품에서도 일본 브랜드의 존재감은 상당했습니다. 지금처럼 세계 여러 나라의 전자제품을 쉽게 접할 수 있던 시절도 아니었기 때문에 어린 제 눈에 일본은 분명 **‘우리보다 한 발 앞선 기술의 나라’**처럼 보였습니다.

그래서 지금 일본을 여행하다 보면 가끔 묘한 생각이 듭니다. “그렇게 앞선 전자제품을 만들던 일본인데, 왜 아직 작은 식당에서는 현금만 받는 곳이 있을까?”

이번 나고야 아시안게임에서도 비슷한 모습이 나타났습니다. 세계 각국에서 선수와 관광객이 찾아오는 국제적인 스포츠 행사가 열리고 있는데도 일부 식당과 식권 자판기에서는 여전히 현금이 필요했습니다. 그렇다면 기술 강국 일본이 일상의 결제에서는 왜 아직 현금을 많이 사용하는 걸까요?

 

소규모 점포의 카드 수수료와 비용 부담


작은 식당이나 개인 점포에서는 카드나 QR 결제를 도입할 경우 결제 수수료와 단말기 설치·관리 비용 등을 고려해야 합니다. 특히 오랫동안 현금으로 장사해 온 작은 가게라면 기존 방식을 바꾸는 데 드는 비용과 번거로움도 무시하기 어렵습니다.

현금에 대한 높은 신뢰


일본은 오랫동안 현금을 안전하고 편리한 결제수단으로 사용해 왔습니다. 위조지폐가 적고 현금을 비교적 안전하게 가지고 다닐 수 있는 환경, 편리한 ATM 등도 현금 사용이 오래 유지될 수 있었던 배경으로 꼽힙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이제 지갑에 현금이 없어도 크게 불편하지 않은 경우가 많지만, 일본에서는 오랫동안 현금을 사용하는 것 자체가 크게 불편하지 않았던 것입니다.

오래된 결제 방식과 새로운 기술의 공존


일본의 라멘집이나 우동집에 가면 입구에서 식권을 먼저 구입하는 자판기를 쉽게 볼 수 있습니다. 오랫동안 사용하던 현금식 자판기를 카드나 모바일 결제가 가능한 기기로 모두 교체하려면 비용이 듭니다.

그래서 일본에서는 한쪽에서는 스마트폰으로 QR 결제를 하면서도 바로 옆의 오래된 식당에서는 지폐와 동전을 넣어 식권을 사는 모습이 함께 존재합니다.

어쩌면 이것이 지금 일본의 독특한 모습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세계적인 기술을 만들어낸 나라지만, 익숙하고 잘 작동하는 오래된 방식도 함께 남아 있는 것.

4. 한국과 일본, 왜 체감이 다를까?


한국에서 생활하다 보면 지갑에 현금이 없어도 크게 불편하지 않습니다. 식당이나 카페는 물론이고 작은 가게에서도 카드를 사용하는 것이 너무나 자연스러워졌습니다.

한국 역시 과거에는 현금 사용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신용카드 사용 확대 정책과 카드 결제 인프라가 빠르게 자리 잡으면서 일상에서 현금을 사용하는 일이 크게 줄었습니다.

그래서 한국인이 일본을 여행하면 더 큰 차이를 느낄 수 있습니다. 한국에서는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면 식당에 들어가기 전에 “여기 카드 되나요?”라고 물어볼 일이 많지 않습니다.

하지만 일본에서는 작은 개인 식당이나 오래된 점포라면 결제 방법을 한 번 확인해 보는 것이 안전합니다. 일본도 이런 상황을 바꾸기 위해 캐시리스 결제를 적극적으로 확대하고 있습니다.

일본 정부는 2030년까지 캐시리스 결제 비율을 65%, 장기적으로는 80% 수준까지 높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앞으로 일본에서도 현금만 받는 점포는 점차 줄어들 것으로 보입니다.

5. 일본 여행, 그래도 엔화는 조금 준비하는 게 좋다


이번 나고야 아시안게임 현장 사례를 보면 일본 여행을 갈 때 아직은 ‘카드 한 장이면 충분하다’고 생각하지 않는 편이 좋겠습니다.

호텔이나 백화점, 편의점, 대형 프랜차이즈에서는 카드 사용이 편리하지만 작은 음식점이나 오래된 개인 점포, 현금식 식권 자판기 등을 이용할 계획이라면 엔화를 어느 정도 준비해 두는 편이 편리합니다.

그렇다고 예전처럼 여행 경비 대부분을 현금으로 환전해 갈 필요는 없습니다. 카드를 기본 결제수단으로 사용하되, 카드가 되지 않는 곳을 대비해 소액의 엔화를 가지고 있는 정도면 훨씬 마음이 편합니다.


[참고자료]

1. 세계일보
「카드 결제 안 된다고요?…일본 ‘캐시리스 58%’ 뜻밖의 실상」
2026.09.25

2. 일본 경제산업성(METI)
「2025년 캐시리스 결제 비율 58.0%」
2026.03.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