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너무도 기쁜 소식입니다. 방탄소년단(BTS)이 2026 MTV 비디오 뮤직 어워즈에서 ‘SWIM’으로 ‘올해의 노래(Song of the Year)’를 수상했습니다.
가요톱 10을 보며 매주 1위를 기다리고 연말이면 가요대상을 봐왔던 저에게 세대에게 미국 음악 시상식의 ‘올해의 노래’는 아직 조금 낯선 이름입니다.
도대체 올해의 노래상은 어떤 상이며 우리에게 어떤 큰 의미가 있는 걸까요? 그리고 가장 한국적인 이름 ‘ARIRANG’을 내건 BTS의 이번 수상은 우리에게 무엇을 보여주고 있는지 궁금해서 한번 더 알아보았습니다.
1. 올해의 노래상이 가요톱10 세대인 저에게 어떤 의미로 다가왔을까요?
저는 50대 중반입니다. 제가 젊었을 때만 해도 가요 순위를 본다고 하면 지금처럼 유튜브나 스포티파이를 켜는 시대가 아니었습니다.
TV 앞에 앉아 KBS ‘가요톱10’을 보면서 이번 주 1위가 누군지 기다렸습니다. 당시 가요톱 10은 매주 1위 가수를 뽑았고, 한 곡이 5주 연속 1위를 하면 ‘골든컵’을 주기도 했습니다.
MBC ‘여러분의 인기가요’ 같은 음악 프로그램도 있었고, 연말이면 방송사 가요대상을 보며 한 해 가장 사랑받은 가수와 노래를 확인했습니다. 그것이 제가 기억하는 ‘가요 순위’이고 ‘음악상’이었습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 우리가 보는 음악의 무대가 달라졌습니다. ‘빌보드 몇 위’, ‘MTV 수상’, ‘그래미 후보’ 같은 소식이 들려오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솔직히 그 상과 순위가 저에게는 너무도 낮설고 얼마나 대단한 것인지 잘 몰랐습니다. 그 변화를 우리 세대가 본격적으로 체감하게 만든 가수 중 하나가 바로 방탄소년단이었습니다.
2. 방탄소년단이 받은 ‘올해의 노래상’, 도대체 어떤 상일까?
방탄소년단은 9월 27일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2026 MTV 비디오 뮤직 어워즈(VMAs)’에서 정규 5집 ‘ARIRANG’의 타이틀곡 ‘SWIM’으로 ‘올해의 노래(Song of the Year)’를 수상했습니다.
MTV VMA는 1980년대부터 이어져 온 미국의 대표적인 대중음악 시상식 가운데 하나입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이번 상이 ‘K팝 부문에서 받은 상’만은 아니라는 점입니다.
‘올해의 노래’ 후보에는 BTS뿐 아니라 미국과 영국을 비롯한 세계 대중음악 시장에서 활동하는 여러 아티스트의 곡들이 함께 올라 경쟁했습니다.
그러니까 쉽게 말하면, ‘한국 가수 가운데 올해 가장 좋은 노래’를 뽑은 것이 아니라 세계 대중음악 시장의 여러 히트곡과 나란히 경쟁해 받은 상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BTS는 이번 시상식에서 ‘올해의 노래’를 포함해 3관왕에 올랐습니다.
3. 싸이에서 BTS까지, 우리가 바라보는 음악 무대가 달라졌다
돌이켜보면 세계 음악시장에서 한국 노래의 존재감을 강하게 느꼈던 순간 중 하나는 싸이의 ‘강남스타일’이었습니다. 2012년 ‘강남스타일’은 미국 빌보드 Hot 100에서 2위까지 올랐습니다.
그리고 2020년 BTS의 ‘Dynamite’가 한국 가수 최초로 Billboard Hot 100 1위에 올랐습니다. 당시 저 역시 ‘한국 가수가 미국 빌보드 1위를 했다고?’ 하며 놀랐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 뒤로 K팝의 세계적인 성과는 더 이상 한두 번의 특별한 사건으로 끝나지 않았습니다. BTS뿐 아니라 블랙핑크와 로제, 리사 등 여러 K팝 아티스트가 세계 차트와 주요 음악 시상식에서 이름을 올리기 시작했습니다.
실제로 지난해에는 블랙핑크 로제가 브루노 마스와 함께 부른 ‘APT.’로 MTV VMA ‘올해의 노래’를 수상했고, 올해는 BTS의 ‘SWIM’이 그 뒤를 이었습니다. 한때는 외국 음악을 우리가 듣고 따라가는 것이 익숙했다면, 이제는 세계 사람들이 한국에서 시작된 음악을 함께 듣고 평가하는 시대가 된 것입니다.
4. 그런데 이번에는 ‘ARIRANG’이다

제가 이번 수상 소식을 보면서 가장 흥미롭게 느낀 부분은 따로 있었습니다. 바로 앨범 제목입니다. ‘ARIRANG’. 아리랑은 우리 민족에게 너무나 익숙한 이름입니다.
기쁨과 슬픔, 이별과 그리움, 힘든 시간을 견뎌내는 마음까지 오랜 세월 우리 민족의 정서를 담아 온 노래입니다. 우리가 흔히 이야기하는 한국인의 ‘한(恨)’과도 연결되는 이름입니다.
BTS의 소속사 빅히트뮤직 역시 이번 ‘ARIRANG’을 한국의 대표적인 민요에서 이름을 가져와 BTS의 정체성과 팀의 뿌리, 그리고 지금 멤버들이 느끼는 보편적인 감정을 담은 앨범이라고 설명했습니다.
‘SWIM’ 역시 삶을 헤엄쳐 나아가는 자세를 담은 곡입니다. 이 부분에서 저는 시대가 정말 많이 달라졌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세계로 나가기 위해 한국적인 것을 빼던 시대
예전에는 우리 가수가 해외에 진출한다고 하면 왠지 한국적인 색깔을 조금 덜어내야 할 것 같았습니다. 영어로 노래해야 할 것 같고, 외국 사람들이 익숙하게 느낄 음악을 해야 할 것 같았습니다. 그래야 세계시장에서 통할 수 있다고 생각했던 때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오히려 반대의 모습
앨범 제목부터 가장 한국적인 ‘ARIRANG’을 내걸고 세계 무대에 섰습니다. 그리고 그 앨범의 노래가 미국의 대표적인 음악 시상식에서 ‘올해의 노래’로 선정됐습니다.
물론 외국 사람들이 모두 ‘아리랑’이나 한국인의 ‘한’을 이해해서 이 노래를 좋아했다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그리움과 아픔, 버티는 마음, 다시 앞으로 나아가는 마음 같은 감정은 어느 나라 사람에게나 존재합니다. 한국에서 출발한 이야기가 세계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보편적인 감정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입니다.
5. 이번 수상이 우리에게 주는 의미
그래서 저는 이번 BTS의 ‘올해의 노래상’을 단순히 트로피 하나의 이야기로만 보고 싶지는 않습니다. 제가 젊었을 때는 매주 ‘가요톱 10’을 보면서 국내 1위를 기다렸습니다.
연말이면 가요대상을 보면서 “올해는 누가 대상을 받을까?” 궁금해했습니다. 미국의 음악 차트와 시상식은 우리와는 조금 먼 세계의 이야기였습니다.
그런데 싸이의 ‘강남스타일’이 빌보드 Hot 100 2위에 올랐고, BTS의 ‘Dynamite’가 마침내 1위에 올랐습니다. 그리고 이제 BTS는 ‘ARIRANG’이라는 가장 한국적인 이름을 내건 앨범으로 돌아와 그 안의 노래 ‘SWIM’으로 MTV VMA ‘올해의 노래’를 받았습니다.
불과 몇십 년 사이 우리가 바라보는 음악의 무대가 국내에서 세계로 넓어진 것입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더 인상적인 변화가 하나 있습니다.
세계에 나가기 위해 한국적인 것을 지워야 한다고 생각했던 시대에서, 이제는 가장 한국적인 것을 가지고 세계의 중심으로 나가는 시대가 됐다는 것입니다.
아리랑이라는 이름을 굳이 감출 필요가 없는 시대. 한국에서 만들어진 이야기와 감정이 세계의 사람들이 듣는 음악이 되는 시대. 어쩌면 이번 ‘올해의 노래상’이 우리에게 주는 가장 큰 의미는 바로 여기에 있지 않을까요?
1. Billboard
2026 MTV Video Music Awards 수상 결과
https://www.billboard.com/lists/vmas-winners-list-2026/
2. BIGHIT MUSIC
BTS 정규 5집 ‘ARIRANG’ 공식 앨범 소개
https://ibighit.com/bts/eng/discography/detail/arir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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